2018.08.09. 여행스케치 [동행 취재] 소확행을 만나러 출발, 강릉 씨아트 투어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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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59.♡.206.233) 댓글 0건 조회 5,074회 작성일 18-08-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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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취재] 소확행을 만나러 출발, 강릉 씨아트 투어를 떠나다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는 시간
[편집자주] 플레이그룹 잼잼(Playgroup Gemjam)과 파랑달 협동조합이 주최·주관한 씨아트 투어가 8월 4~5일 강릉에서 진행됐다. [소확행을 만나러 출발]이라는 부제를 담은 이 여행은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협회가 주관한 2018 우수해양관광상품 공모전에서 선정돼 탄생했다. 


파도 위에 몸을 맡기다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강릉에서 멈춰 섰다. 이번 여행을 위해 지역 여행사, 촬영 전문 회사,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15명의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금진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양양서프 금진에서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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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의 금진 해수욕장에서는 초보자가 서핑을 배우기 쉽다. 사진 / 조병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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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진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양양서프 금진에서 서핑수트와 서핑보드를 대여할 수 있다. 사진 / 조병례 기자

씨아트 투어의 첫 번째 일정은 서핑 강습이다. 대여해주는 서핑 수트로 갈아입고 해변에서 안전교육과 기초동작교육을 받았다. 2m가 넘는 보드는 바다 속에서 자칫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다른 서퍼들과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주의 사항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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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가 길기 때문에 다른 서퍼와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사진 / 조병례 기자

서핑할 때는 패들, 푸쉬, 업 세 단계를 기억하면 된다. 파도가 다가오는 것을 확인하면서 보드 위에 엎드려 양 팔로 노를 젓는 패들, 상체를 일으키는 푸쉬, 재빨리 일어서 균형을 잡는 업의 세 단계다. 중심을 잃으면 그대로 바다에 빠지므로 고개를 숙이지 말고 멀리 바라보도록 한다. 한 시간의 강습에 이어 자유 시간을 갖고 파도를 즐겼다. 파도가 없는 날이라 아쉬웠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저녁 식사는 로컬 푸드로 유명한 망치매운탕이 준비됐다. 망치는 동해에서만 잡히는 고무꺽정이의 별명이다. 진액이 많아 탕을 끓일수록 맛이 깊어지는 생선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진한 국물에 생선살도 많아 강릉의 먹을거리로 유명하다.

영화가 뜨는 바다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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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성수기지만 한적한 풍경의 정동진. 사진 / 조병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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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에서 유명한 관광명소 시간박물관. 사진 / 조병례 기자

이후에는 정동진에 들러 바다를 보며 잠시 산책을 즐겼다. 여름휴가 성수기로 많은 이들이 정동진을 찾아온 풍경이었다. 대형 모래시계뿐 아니라 시간 박물관, 거리 마켓 등이 펼쳐져 볼거리가 풍부했다. 정동초등학교에서는 올해로 20회를 맞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한창이었다. 영화제는 매년 8월 첫째 주 금·토·일요일로, 올해는 3일부터 5일까지 열렸다. 학교 운동장에서 단편 영화를 무료로 상영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제다. 운동장에 돗자리를 펼치고 누워 편안한 모습으로 관람을 준비하는 관객들, 스크린 양 쪽으로 모기를 쫓기 위해 설치된 쑥불 더미, 굿즈와 간식 판매점, 기념촬영 포인트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선 풍경을 보며 매년 더 커지고 있는 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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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독립영화제에는 매년 점점 더 많은 관객이 모이고 있다. 사진 / 조병례 기자

올해 영화제는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를 슬로건으로 삼았다. 스크린은 땅거미 진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었다. <시체들의 아침>을 시작으로 <(OO)>, <그 새끼를 죽였어야 했는데> 등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작품들이 연이어 상영됐다. 스크린에서 눈을 떼고 하늘을 바라보면 반짝이는 별들을 볼 수 있다. 이 밤이 한층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짧게 마련돼 감독과 출연자, 관객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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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이 끝나면 감독과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사진 / 조병례 기자

조선시대 문장가들을 만나다

이튿날 첫 목적지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이다. 조선시대 문장가로 유명한 허난설헌과 그의 동생 허균 남매가 성장한 집을 보존한 곳이다.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둘러본 이 공원에서 허 씨 남매의 창작 활동과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삶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다. 공원은 숲 기념관 맞은편에는 전통 차 체험관도 있으므로 저렴한 비용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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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의 뛰어난 문장을 감상하고 생가를 관람할 수 있는 기념공원. 사진 / 조병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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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조성된 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사진 / 조병례 기자

기념공원 인근에는 초당순두부마을이 있다. 초당마을은 허난설헌·허균의 아버지 허엽의 호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 물이 좋아 유난히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지자 이후부터 두부로도 유명해진 곳이다. 주민을 비롯해 여행객도 자주 찾는 전문점 토담순두부에서 두부전골을 맛봤다. 오로지 두부 맛에 집중한 전골에서 구수한 풍미가 느껴졌다.

허난설헌의 하늘을 함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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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동은 봉봉방앗간을 시작으로 여행자들의 목적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진 / 조병례 기자

강릉에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명주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실제 방앗간에서 갤러리 카페로 탈바꿈한 봉봉방앗간을 시작으로 명주동에는 카페나 공연장들이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풍경은 주민친화적인 모습이었다. 실제로 마을 주민들이 골목 투어 해설사로 나서는 등 명주동은 성공적인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 관청인 강릉대도호부관아, 칠사당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강릉대도호부관아는 일제 때 크게 훼손돼 복원한 곳으로 현재는 강릉문화재 야행의 중심 여행지로도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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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으로 커피 추출을 체험할 수 있는 명주사랑채. 사진 / 조병례 기자

명주동에는 커피로 유명한 지역 강릉답게 커피 추출을 체험할 수 있는 명주 사랑채가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방식의 커피 추출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강사의 도움을 받아 핸드드립, 사이폰 방식으로 직접 내린 커피는 어떤 커피보다 향기롭고 진했다. 각자의 커피를 나눠 맛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랑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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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폰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 사진 / 조병례 기자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작은 공연장 단에서는 플레이그룹 잼잼의 공연이 준비됐다. 조잡 시극을 표방한 <오롯이 쪽빛 아래>는 허난설헌과 허균의 삶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더해 독특한 재미를 준다. 배우들이 나름대로 해석한 허난설헌의 시를 노래로 들려주기도 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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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그룹 잼잼의 공연 <오롯이 쪽빛 아래>를 관람할 수 있다. 사진 / 조병례 기자

강릉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웨이브라운지에서는 배우들과 마주 앉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웨이브라운지는 ‘책과 음악, 사람이 있는 공간’을 지향하며 다양한 주제의 소셜클럽을 운영하거나 공연을 진행하는 카페다. 플레이그룹 잼잼의 배우들과 팸투어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질문하고 이야기하며 극을 더 이해하고 지역 문화에 대한 의견도 나눌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SEA+ART라는 콘셉트답게 강릉의 바다와 문화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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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웨이브라운지. 사진 / 조병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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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라운지는 책과 음악, 사람이라는 키워드로 공연이나 전시를 열기도 한다. 사진 / 조병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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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간 강릉에서 열린 씨아트 투어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 / 플레이잼잼 그룹

Info
플레이그룹 잼잼은 공연을 만드는 창작집단이다. 찾아가는 공연을 주로 하는 잼잼은 ‘예술과 여행이 함께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SEART’ 예술여행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강원도 일대의 투어 및 여행자 모집 등은 강릉에 위치한 문화여행사 파랑달과 협업하고 있다.

컬쳐팩토리 파랑달은 지역민의 살아있는 삶과 역사, 문화를 담아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며,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지역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문화,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는 협동조합이다. 오는 9월 29~30일(토~일), 10월 13~14일(토~일) 여행이 예정되어 일반 여행자 투어로 진행된다.

 

조병례 기자  hjbr08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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