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5. 강원일보 [골목길, 추억을 거닐다] 복고 감성 가득 아기자기한 풍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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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172.♡.35.48) 댓글 0건 조회 2,165회 작성일 20-05-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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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추억을 거닐다]복고 감성 가득 아기자기한 풍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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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15 (금) 27면 - 조상원 기자·오석기 기자·전명록 기자·김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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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상장동 벽화마을(왼쪽 사진), 춘천 약사명동 망대길 풍경(오른쪽 맨 위 부터), 원주 미로예술 시장, 강릉 명주노리 벽화

춘천 약사명동 망대골목…박수근·권진규 작가와 특별한 인연
원주 미로예술시장 뉴트로·맛집 찾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강릉 대표적 구도심 명주골목 독특한 카페·다양한 체험
태백 상장동 벽화마을·낙동강 옛 물길서 색다른 경험


■춘천 망대골목=춘천 약사천 수변공원 쪽에서 죽림동 성당 방향으로 약사리고개(약사고갯길)를 올라가다 보면 왼쪽 방향으로 삐쭉 솟아 있는 하얀색 건물을 만나게 된다. 춘천 약사명동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이곳은 망대(望臺)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졌으니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망대는 말 그대로 망을 볼 수 있도록 높게 만들어 놓은 건축물이다. 그래서 그 주변에 만들어진 골목을 `망대골목'이라고 부른다.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이 막노동을 했던 곳이고, 춘천고 출신 조각가 권진규(1922~1973년)가 하숙을 한 장소로도 유명한 이곳은 불세출의 두 천재가 남겼을지도 모르는 흔적을 찾는 이들이 발길을 잇는 장소다.

망대골목은 춘천의 과거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같은 공간이다. 따닥따닥 붙어 있는 집 그리고 그 집들의 경계인 회색의 벽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풍경은 발걸음을 쉬이 떼지 못하게 한다. 특히 둘이 걷기에도 빠듯해 보이는 좁다란 골목길을 시나브로 걷다 보면 대문 사이로, 또 벽 너머로 `그 시절'의 감성이 뚝뚝 새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망대골목은 그리 길지 않지만 찾기가 조금 까다롭다. 일단 동네의 터줏대감 기대슈퍼만 발견한다면 골목길에는 금세 들어설 수 있다. 걷기 시작하면 망대 아래까지는 금방이다. 망대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져 있으니 방문 전에 영화 한 편 보고 떠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원주 미로예술시장=“미로 같은데 이쪽은 어떻게 가죠?”

처음 오는 듯한 관광객이 주변을 돌아다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묻는다. 미로같이 복잡한 골목은 과거의 뉴트로 감성과 벽화, 구조물로 채워져 있다. 이곳은 방문객에게 맛(味)과 아름다움(美), 미래(未)를 선사하는 원주의 대표 명소 `미로예술시장'이다. 미로예술시장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1층과 2층에 가, 나, 다, 라 4개 동으로 나뉘어 있다. 신구 세대 상인의 조화를 이루는 골목은 맛집, 수공예, 찻집 등이 모여 있다. 벽화와 함께 길목마다 서 있는 캐릭터 동상은 방문객들이 미로 같은 골목에서 몸과 마음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등 공신이다.

또 지난해 5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꿈'을 비롯해 `부리또만나'와 `예미', `할머니손칼국수' 등 4곳의 음식점을 비롯해 메밀전, 소고기 특수부위 등의 음식을 맛보려는 청년 세대의 발걸음을 지금까지도 모으고 있는 중이다.

1970~1980년대처럼 꾸며진 뉴트로 콘셉트의 골목에는 양복점과 수공예품점 등이 자리 잡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2019년에 발생한 화재 당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불에 그을린 채 천막으로 가려진 나동이 조속히 복구돼 미로시장의 활력을 북돋아 주길 기대한다.

■강릉 시나미 명주골목길=지난해부터 레트로(복고) 열풍이 불더니 최근에는 뉴트로(새로운 복고), 심지어 빈트로, 힙트로까지 영역이 확장되면서 복고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의 대표적인 구도심인 명주동 골목길은 복고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구불구불 연결돼 있는 작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 `오월'부터 1940년대 지은 방앗간을 개조한 카페 겸 갤러리 `봉봉방앗간', 1970년대 지어져 겉에 타일이 고스란히 붙어 있는 카페 `명주배롱', 또 남대천 가까이에는 1940년대 여인숙을 개조해 카페로 만든 `칠커피'까지 독특한 감성을 지닌 카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골목길 담벼락에는 고래와 단오풍경, 아기자기한 옛 풍경들이 그려져 있어 시간여행자가 된 듯한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50년 된 교회 건물을 개조해 120석 규모로 만든 복합문화공간 작은 공연장 단이 있다. 바로 앞에는 파랑달 협동조합이 자리하고 있다. 근현대 의상을 대여해 줘 뉴트로 감성에 맞는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 명주노리부터 올 4월부터 시작한 시나미 명주나들이 등 명주동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시나미 명주나들이는 명주마실코스(수~목요일)와 명주시나미코스(금~일요일)로 나뉜다. 참가비 1만원을 내면 명주동의 식당, 카페, 공방 등 41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명주쿠폰으로 돌려준다.

■태백 상장동 벽화마을·낙동강 옛 물길=태백시 상장동의 벽화마을은 탄광이야기마을로도 불린다.

폐광 이후 낙후되고 빈민가적인 성향이 강한 인적 드문 마을이었지만,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탄광촌의 애환과 추억, 동심을 벽화로 탈바꿈했다. 2012년 대한민국 국토도시 디자인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그 노력을 인정받았다. 벽화마을에서는 주민들이 꾸민 아기자기한 화단과 함께 벽화로 그려진 광부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옛 탄광촌의 상징인 돈을 물고 가는 강아지와 탄광 내부에서 작업하는 모습, 어두운 탄광 안에서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는 모습,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 등 옛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일부는 벽화가 낡아 새로 도색을 해 사라졌지만 아직도 수십 점의 벽화가 남아 있다.

벽화마을 골목길이 옛 골목길이라면 황지연못에서 황지천까지의 800여m 구간에 조성된 낙동강 옛 물길은 새로운 모습의 골목길이다. 좁았던 골목길이 기존 건물을 일부 철거하면서 물길 따라 흐르는 넓은 공간으로 변모했다. 지금은 돌로 된 다리와 넓게 트인 공간 옆으로 주택가가 펼쳐져 있다. 운동 삼아 산책하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단순한 생활의 통로에서 삶이 모이는 광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탁 트인 낙동강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변화된 골목길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춘천·원주·강릉·태백=조상원·오석기·전명록·김인규기자

2020-5-15 (금) 27면 - 조상원 기자·오석기 기자·전명록 기자·김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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